국제개발협력

해외파견직 장점 VS 단점

루마끼따 2024. 9.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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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년전부터 해외 사업 현장에 파견되어 지금까지 해외에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 해외파견직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이 다양한 분야를 관통하는 해외파견직의 장점과 단점을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남겨본다.


장  점

 

1. 경제적으로 유리 

해외파견직의 장점은 월급 이외에 체재비를 지급 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 내 계약의 경우에는 이 체재비가 월급 이상으로 들어온다. 세후 월급 280만원에 체재비 월 400만원을 합해 월 680만원을 회사로부터 지급받고 있다. 국내에 있었더라면 월 280만원만 받았을텐데 해외에 파견직으로 나와있다보니 월급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본인 생활하기 나름이긴 하나 대부분의 파견자들이 국내에 있을 때보다 단조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로인해 돈은 더 빨리 많이 모을 수 있다. 실제로 특정 아프리카 국가 파견의 경우, 월급도 체재비도 매우 쎈데 퇴근하고 할 게 많이 없기 때문에 1-2년 파견 갔다오면 억대로 벌어 온다는 말이 있다.  

 

2. 매일 여행하는 기분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해외에 거주함으로써 매일이 새롭고 여행하는 기분이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고, 한국이었다면 간단한 우체국 소포 보내기, 집 에어컨 수리공 부르기 등의 소소한 과업들이 이곳에서는 매번 챌린징하고 하나씩 완료해 나가면 마치 퀘스트를 달성한 것 같은 뿌듯함을 맡볼 수 있다. 

 

3. 시야 확장의 가능성  

해외에서 살고 일하다 보면 시야를 넓힐 수 있다. 한국에 있을 때와 비교해보면, 나와 문화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내 시야가 넓어지고,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영화나 책을 통해 배울수도 있지만 이렇게 콘텐츠로 배우는 것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것 같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 제일 빠른 것 같다. 

 

4. 새로운 언어 탑재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다.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언어를 터득하고 이를 매일 반복적으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다 보면 크게 언어를 공부한다는 생각없이 그 언어를 점점 잘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글로벌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내가 하는 국제개발협력일의 특성상 대한민국 정부에서 많은 해외 국가에 원조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국가의 언어를 잘하게 되면 정부가 해당 국가에서 운영하는 다른 사업에 전문가로 지원 시 채용에서 유리하다. 

 

 

단  점

 

1. 모호한 업무 시간의 구분 

해외파견직의 업무시간은 그 구분이 애매하다. 대부분 해외에도 사무실이 있지만 현지 관계자들과의 회의와 각종 행사 등 출장이 잦고, 한국과 시차가 큰 경우에는 한국 본부에서 일하는 시간에 맞춰 회의나 업무 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규칙적인 시간에 일하고 칼퇴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업무환경이 매우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2.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 

새로운 국가에서 혼자 살아나가야 한다. 한인교회나 한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한국인 친구를 만나거나 현지인 친구를 사귈 수도 있지만 모두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한국이었으면 부르면 바로 나올 친구도, 언제나 나를 서포트해주는 가족도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 모든 사회활동이 처음으로 리셋된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쌓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특히나 극 I 성향인 나에게는 부단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이러한 사회생활 리빌드업 과정이 어렵게 느껴져 생활이 매우 힘들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매우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일들을 해외에서는 해결하느라 진땀을 빼게 되는 경우도 많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에 빨래가 제일 골칫거리였다. 당시에 집 구할 때까지 호텔에서 한달 넘게 지냈는데 빨래방이 한국처럼 코인 빨래방 개념이 아니라 빨래방에 맡기면 무게별로 비용을 지급하고 다림질까지 마무리돼서 배달되는 시스템이라 내 옷을 맡기는게 꺼림칙했고 구글맵을 봐도 어떤 빨래방이 믿을만 한지 몰라서 그냥 호텔 세탁서비스를 일회에 16만원 내고 이용했다. 또 파견 후 첫달에 물갈이로 배가 많이 아팠었는데 어떤 약을 써야 잘 드는지, 약국을 어디 가야하는지, 병원은 어디 가야 하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어서 며칠간 고생한 적이 있다. 지금은 긴급상황 발생 시 가야 할 병원 리스트가 있고, 단골 빨래방과 문 닫을 시 대신 연락할 빨래방 연락처도 있으며, 물은 어디서 시켜야 하는지, 에어컨 누수 시 누구에서 연락해야 하는지 등 나만의 생활 리스트가 있다. 한가지 긍정적인 점은 적응하기까지 힘듬의 연속이지만 일단 적응하고 나면 쉬워진다는 점이다. 

 

3. 외로움 

이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파견자분들이 이 얘기를 했다. 해외 파견 나가면 외로운 게 제일 힘들다고. 나는 혼자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해서 외로움에 대한 문제는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친구들 좋아하고 밖에서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파견직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아무리 현지인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한국 친구를 사귄다고 해도 한국에 있을 때처럼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는 어렵고 한국에 있는 오랜 친구와 가족이 매우 그리워서 힘들어하는 분들을 많이 봤었다. 

 

4. 언어 장벽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지금도 가장 힘든 게 언어 장벽이다. 나는 영어의 경우 의사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어느 국가에 가도 언어로 힘들어할 일을 없겠구나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사실 한국만 봐도 길 가다가 외국인이 영어로 질문했을 때 유창하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생각은 전혀 못하고 그냥 가서 영어로 소통하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파견 전 현지 언어를 전혀 학습하지 않은 채 파견을 나왔다. 그런데 왠걸,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으며, 현지인들과 영어로 기본적인 소통조차 할 수 없었다. 생존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현지어를 배워야 했다. 지금도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이제 나름 생활하면서 꼭 필요한 일들은 현지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파견을 앞둔 예비 파견자들이라면 현지어를 현지인처럼 유창하게 잘하진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표현 정도는 한국에서 학습하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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