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

이직 성공 후기 (연봉 4배 인상)

루마끼따 2024. 10.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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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이전 근무했던 기관에서 현 종사중인 기관으로 이직했다. 이직과 동시에 수입은 4배로 껑충 뛰었고, 업무만족도도 150% 상승했다. 누가 지금 일하는거 어떻냐고 물어보면 나는 항상 근무만족도 200%라고 말한다. 그정도로 나는 이직 이후 내 업무 환경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고, 그 때 이직했던 것을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어떻게 이렇게 만족할만한 기관에 이직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나눠보려고 한다. 

 

이직하게 된 배경

 

나는 2022년 중순까지 1년간 한 국내 NGO 기관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했다. 1년 계약 만료 시점이 와서 계약 연장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이직하는 길을 택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새로운 근무 환경 

이전 직장은 본가에서 크게 멀지 않고 일도 적응한 이후로는 많이 힘들지 않았으나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제대로 경험해보기 위해선 현장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경험했던 현장은 늘 현지 파견자가 보내주는 보고서와 사진으로만 보는 한정적인 현장이었고, 그렇게 나의 현장 파견에 대한 갈망은 점점 커져만 갔다. 국제개발협력 일을 업으로 삼고 계속 하기로 한 이상 현장 파견을 필수중의 필수라고 생각했다. 이전에 근무했던 직장도 국제개발협력을 전문하는 NGO라 해외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해외파견 자리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처음 입사할 때 국내본부 근무로 계약돼 있었고, 국내 근무하다가 파견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내 파견 순서를 기다리기에는 몇 년 더 국내 근무를 해야했다. 그래서 이직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나왔다. 

 

2. 더 나은 연봉 조건 

이전 직장에서 최저임금을 받았었다. 업무에 적응한뒤론 워라밸은 나쁘지 않았으나 미래를 꿈꾸고 자기발전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자금이 필요한데 그걸 절대 충족시킬 수 없는 연봉이었다. 더구나 나는 새로운 경험과 분야별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해외석사 진학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최저임금 받아서는 학자금 대출 없이는 해외 석사 유학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왕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연봉 조건을 찾아 옮겨야겠다 생각했던 측면도 있었다. 

 

3. 발전가능성

이전 근무했던 기관은 소규모 NGO 기관이라 입사하자마자 꽤 큰 규모의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이전 업무 경력은 다른 NGO에서 7개월 인턴했던 것이 다이고 인턴 시절에는 주로 보고서 검토랑 수정 정도가 주 업무였어서 업무에 대한 난이도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엄청나에 밀려왔다. 그렇게 첫 사업을 엄청 고생하면서 하나하나 시행착오 겪어가면서 해나갔고 종료까지 무사히했다. 그렇다 보니까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해가 되고 이전 기관 행정 담당자가 퇴사하게 되면서 기관이 신규 인원을 뽑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사업관리팀이었던 내가 기관 행정 업무를 맡게되었다. 그렇게 나는 사업 관리가 하고 싶어 들어온 국제개발협력 NGO 기관에서 행정을 주로 맡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더는 그 기관에서 내가 희망하는 분야에서 발전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국제개발협력 사업관리만 할 수 있고, 파견이 보장된 파견직에 지원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직 기관 알아본 과정

 

나는 하고 싶은게 '현장에서 국제개발협력 사업관리 하는 일'로 확고했기 때문에 이직 직장을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나는 KCOC와 KOICA 인력공고 사이트, 네이버 4MUTH 카페를 활용했다. 그러다 현 기관의 인도네시아 파견직 공고를 보게 되었고 내가 맡게 될 업무가 딱 내가 하고 싶었던 사업관리 업무라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당시 다른 두기관도 지원했는데 신기하게도 제일 가고 싶었던 현 기관에 합격하고 다른 두 기관은 불합격했다. 나의 경우 내가 희망하는 일이 해외파견과 국제개발협력 분야로 너무나 확고했기 때문에 어떤 사이트에서 공고를 찾아봐야 하는지도 확실했기 때문에 관련 사이트들에서 공고를 보다 관심 있는 사업에 지원하면 됐었다.  

 

서류 및 면접 준비 과정

 

기관마다 자소서 내 필수 질문도 다 다르고 내야 하는 서류도 조금씩 달라서 나는 워드 파일에 자소서와 이력서에 들어가는 정보를 다 적어두고 기관별 양식에 맞게 조금씩 수정하면서 작성해 나갔다. 자소서 작성은 여러번 해도 항상 부담되는 것 같다. 나를 다른 지원자들 사이에서 돋보일 수 있도록 장점을 나열해야 하면서 동시에 겸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힘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단 했다. 그렇게 세 시관 모두 서류합격은 했었고 다른 두 기관에서 인적성 검사와 면접에서 순서대로 탈락했었다. 제일 마지막에 현 직장에서 최종 합격 결과가 나왔었다. 결과발표가 미뤄져서 떨어졌구나 하고 체념한 상태로 다른 기관 지원하려고 다시 공고 알아보고 있던차에 현 직장에서 합격전화를 받았다. 진짜 너무 행복해서 그 때 가족들 다 있는 집에서 방방 뛰면서 행복해했다. 엄마가 당시에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 처음 봤다고 했을 정도니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너무너무 행복했었다.  

입사 2후 첫 파견

 

입사 후 2주간 국내 본부에서 근무하며 사업 전문가분들 만나서 회의하고 사업 문서들 정독하면서 사업 익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첫 파견을 갔다. 내 인생 첫 해외 파견 일정에 한국 전문가 네 분을 모시고 가게 되어 부담이 많이 됐었는데 전문가분들 중 한 분은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몇 년 사신 분이었고, 다른 전문가 분들도 다들 이미 2, 3차 파견이어서 나보다 현지에 잘 알고 계셨고, 그러다보니 내가 오히려 챙김 당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첫 파견에 어리버리하던 나를 챙겨주신게 진짜 감사하고, 원래 전문가 챙기는 것도 내 업무인데 역챙김 당한 게 민망하기도 하다. 당시 전문가분들이 다들 너무 좋으신 분들이어서 나의 첫 파견은 다행히 별 탈 없이 지나갔다. 한 달 동안 탈이 3번 났던 걸 제외하면. 그렇게 첫 한달 반간의 파견이 정신없이 지나갔고, 이후 한국에 돌아와 한 달간 국내근무 이후 다시 파견되었고 그때부터 장기파견이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 뿐짝 풍경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 전경

입사후 만족도

 

현 직장은 단언컨대 내 인생 최고의 직장이다. 사실 비교대상이 이전에 7개월 인턴했던 국내 NGO와 계약직으로 1년 근무했던 다른 국내 NGO 뿐이지만, 현 직장은 코이카에서 명시한대로 돈도 정직하게 주고(이건 당연히 그래야 하는건데 왜 이게 장점이 되냐 묻는다면 많은 국제개발협력 기관에서 기관 내부 규정이라는 이유로 조금씩 차감하고 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로 달러 환율 많이 올라서 환차도 챙겨주고, 파견직임에도 명절에 작은 명절 선물을 챙겨준다. 물론 마냥 파견 생활이 좋은 것은 아니다. 파견직 특성상 일이 엄청 몰릴때가 있는데 이 때가 정말 힘들다. 전문가 열 분 넘게 한 번에 오셔서 우르르 다니시고 그러면 챙길 것도 많고 미팅도 하루에 여러개 잡히고, 한달 동안 큰 규모의 행사를 열대섯개 하기도 한다. 이럴 땐 진짜 울고 싶고 실제로 집에 퇴근하고 와서 운다. 그런데 또 그렇게 한바탕 바쁜거 지나가면 한창 한가해진다. 또 우리 기관이 좋은게 이렇게 한가해 졌을 땐 휴가를 눈치 안보고 쓸 수 있다. 다들 자유롭게 휴가 쓰는 분위기다. 또한, 초과근무 시 발생하는 추가 수당은 없지만 1시간 추가근무=1시간 보상휴가를 챙겨줘서 정신없이 바쁠 때 초과근무 했던 것을 한가할 때 휴식할 수 있는 구조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국가 자체가 주는 메리츠도 있다. 인도네시아근처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호주 등의 관광 국가들이 있어서 한국 출발 대비 여행 경비 아끼며 이 국가들로 여행다닐 수 있다. 인도네시아 국내만 해도 발리부터 시작해서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까지 다양해서 멀리 가지 않아도 여행 갈만한 곳이 정말 많다. 나는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이게 큰 메리츠로 다가온다. 여기에 동남아의 특권인 한국대비 저렴한 생활비로 마사지도 일주일에 한 번씩 부담없이 할 수 있고, 생활비도 적게 드는 게 큰 장점이다. 

 

이직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고, 누구나 이직을 하고 싶을때가 있다. 이럴 때 타기업에 지원하고 면접보고 해야하는 귀찮음과, 익숙한 것을 떠나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는 두려움으로 이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기관안에 있으면 그 기관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이는 나또한 기관화되게 만든다. 또한 같은 일을 하면서 훨씬 더 높은 연봉을 받고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날리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일단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도전해 봐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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