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곳. 우붓을 떠나 자카르타 집으로 돌아온 지금의 나는 마치 우붓에 내 심장을 두고 온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Vesak 공휴일을 틈타 네 번째 발리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처음으로 발리에 혼자 가는 거기도 했고, 요즘 요가에 더 빠지게 돼서 발리 가서 요가만 하는 요가 리트릿으로 계획했다. 가기 전부터 어찌나 설레던지 매일 구글맵 들어가서 우붓 지도만 들여다 본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기대가 컸는데도 막상 가니 기대 이상이었다. 지금까지 20개국, 수많은 도시들을 여행했지만 이렇게 여행 후유증이 남은 건 처음 겪는 일이다. 자카르타 집에 돌아오고 며칠이 지나서도 계속 우붓 생각이 나고, 너무 신기하게 절절한 그리움이 느껴져 울 것처럼 슬프기까지 했다. 전생에 나는 우붓 사람이었을까? 발리, 발리에서도 우붓이 좋은 이유는 아주 손쉽게 10가지는 바로 말할 수 있다. 오늘은 그렇게 나에게 너무 애틋했던 나의 3박 4일 발리 우붓 요가 리트릿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네 번째 발리 방문 결과, 발리 공항에서의 이동은 도착 전 미리 공항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제일 좋다. 첫 방문 때는 현지인 친구가 오토바이를 대여해서 같이 타고 갔었고, 두 번째 가족이랑 방문했을 때는 뭣도 모르고 그랩 부르려다 안불러져서 택시 잡는 곳에서 현지인 기사들이랑 네고해서 이용했다. 세 번째는 클룩 통해서 픽업 서비스 이용했는데 기사님이 미리 기다리고 있어서 세상 편했다. 네 번째는 아고다를 통해서 미리 예약했었고, 역시나 기사님이 도착 전 미리 친절하게 왓츠앱으로 미팅장소 안내주셨고 세상 편하게 발리 공항 출국장 나오자마자 픽업돼서 우붓으로 이동했다. 발리 방문 계획이 있다면 무조건 클룩, 부킹닷컴, 아고다 등등 자신에게 편한 플랫폼을 통해 공항 픽업 서비스 예약하기를 추천한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5월 발리는 건기라 날씨가 쨍하고 하늘이 너무 예뻤다. 이동하는데 아 나 발리 왔네 느낌이 확 들었다.
발리 공항에서 우붓까지 이동은 차로 약 2시간 소요된다. 차 막히면 2시간 반~3시간까지도 걸린다. 나는 호텔 도착 후 1시간 뒤에 첫 요가수업이 있어서 요가원 가는길에 있는 유명한 커피 맛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Sunny Coffee, 구글맵에서 무려 4.9 평점을 기록하던데 먹어보니 이유가 있었다. 플랫화이트랑 초코바나나 패스츄리를 주문했는데 커피가 진짜 너무 맛있었다. 한국인이라면 다 좋아할 고소한 원두맛이다. 빵도 크기가 엄청 크고 묵직해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딱이었다. 우붓이다보니 물가도 저렴해서 이렇게 한국돈 7,000원 정도 나왔다.
급히 요기를 하고 4시반 수업을 위해 요가원으로 향했다. 주택 단지안에 위치해 있어서 가는길이 참 고요하고, 이렇게 실제 우붓 사람들이 사는 곳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 옛날 시골길 같은 느낌에 정겨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 내가 요가 리트릿을 위해 고른 스튜디오는 바로 Swasthya Yoga Centre 이다. 우붓에서 제일 유명한 요가원은 아마 요가반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조용하고 사람들 별로 없는 곳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곳인데 결론적으로 수업의 질이나 분위기 면에서 매우 만족했다. 이 수업은 초보자 수업이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지 않았고, 자세 하나하나 바로 잡아 주셔서 좋았다.
1시간 반의 요가 수업이 끝나니 허기가 몰려와서 이전에 우붓 왔을 때 보고 저장해뒀던 Adi Warung으로 향했다. 가족분들이 같이 운영하는 정겨운 식당으로, 우붓 거리 안쪽으로 들어와 위치해 있어 프라이빗하고 분위기가 참 좋았다.
발리에 왔으니 대표 음식인 나시짬뿌르(Nasi Campur)는 먹어야지 하고 나시짬뿌르 하나랑 아이스 진저레몬그래스티 한 잔을 주문했다. 집에서 만든 것처럼 다 담백하고 맛있게 먹었다.
밥도 하트 모양이어서 너무 귀여웠다. 메뉴 하나랑 음료 하나 해서 한국돈 5,000원 안되게 나왔다.
아디 와룽에서 밥 먹고 옆에 마사지샵에서 발이랑 어깨, 목 마사지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우붓 왔으니 투키스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먹어야지 하고 호텔 옆에 위치한 지점으로 가서 한 스쿱 시켜 먹었다. 이 아이스크림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다. 코코넛 좋아하면 환장할 맛으로, 우붓 가면 투키스 아이스크림 꼭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오랫만에 먹은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여전히 너무 맛있었다. 가격은 한 스쿱에 3,000원 정도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7시 요가 수업을 위해 다시 요가 스튜디오로 향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데 아침 6시반쯤에 나오니까 거리가 매우 고요하고 바람이 솔솔 불어서 요가원 가는길이 참 행복했다.
공복에 1시간반의 꽤나 강도 높은 요가 수업을 들었더니 다시 허기가 몰려왔다. 그래서 미리 알아봐 둔 요가원 근처 아침밥 파는 카페로 향했다.
먼저 주문한 플랫화이트가 나왔는데 전날에 Sunny Coffee에서 먹은 커피 임팩트가 너무 커서 여기 커피는 그저 그렇게 느껴졌다. 맛이 없지는 않았다.
이렇게 2층 자리도 있었는데 올라가보니 이미 창가자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1층으로 내려와서 앉았다.
나는 이 카페의 아침식사 세트 메뉴를 주문했는데 스무디볼, 토스트, 화이트커피로 구성된 메뉴였다. 커피는 우유가 들어간 커피 중에 골라서 주문하면 된다. 스무디볼이랑 토스트, 커피 전체적으로 맛은 그저 그랬는데 카페 분위기가 좋았고 이렇게 세트 메뉴가 약 6,000원 정도라 가성비가 좋았다.
요가원 근처에서 아침밥까지 야무지게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호텔로 걸어 돌아왔다. 아침 9시 넘어가니까 해가 내리쬐기 시작해서 돌아오는 길은 조금 힘들었다. 이 날 이후로 요가 수업 끝나고 호텔 돌아갈 때는 걷지 않고 항상 오토바이 택시(그랩바이크 or 고젝바이크)를 이용했다.
이번 여행에서 요가 수업을 매일 2번씩 듣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숙소는 Swasthya Yoga Centre와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Cendana Resort & Spa로 잡았는데 발리에서 5성급부터 3성급까지 다 가봤는데 여기는 위치, 시설면에서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 곳이어서 다음에도 우붓에 요가하러 갈 일 있으면 여기에서 지낼 것 같다.
요가 여행이지만 수영도 좋아하는 나는 무조건 수영장 좋은 곳으로 숙소를 골라야 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이곳으로 숙소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수영장 이용객이 별로 없고 논밭 옆 인피니트풀이라 선베드에 앉아 있으면 경치가 참 좋았다.
이번 여행에 한 번도 안 읽어본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책을 가져갔다. 내가 요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요가할 때 만큼은 몸과 마음의 연결, 그리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다른 생각이 안 나기 때문이다. 이 책도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싯다르타의 여정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번 내 요가 리트릿과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었던 것 같다.
수영하고, 나와서 책 읽고를 반복하다 배가 고파져서 수영장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식당에서 가도가도(인도네시아식 땅콩버터 소스 샐러드)랑 바나나 스무디를 주문했다. 호텔 식당인데도 이렇게 해서 택스 포함 9,000원 정도밖에 안 나왔다. 양도 많고 맛도 훌륭했다.
호텔에 건물이 여러개 있고, 이 건물들 사이를 지나다니는 길들이 이렇게 예쁘게 나있다. 호텔 부지 안에서 걷기만 해도 이렇게 발리스러운 논 뷰를 즐길 수 있었다.
수영하고 방에서 쉬고 있는데 소나기가 쏟아져서 호텔방에 있다가 오후 4시반에 이날의 두 번째 요가수업이 있어서 수업 가기 전에 당 충전하러 근처 카페로 향했다. 티라미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켰는데 둘 다 진짜 맛있었다. 2층으로 가니까 인테리어도 예쁘고, 사람도 없고, 방금 비 왔어서 창가 자리 앉으니 바람 솔솔 불고 너무 좋았다.
오후 요가 수업 마치니 또 배가 고파져서 근처 유명한 식당인 Luwih Ubud으로 걸어갔는데 역시 구글맵 평점 4.9에 달하는 유명한 맛집이라 자리가 없었다. 대기줄은 없었지만 기다리고 싶지는 않아서 바로 옆에 위치한 면 음식 파는 식당에 갔다. 볶음면을 시켰는데 음료랑 볶음면 해서 2,500원 정도 나와서 깜짝 놀랐었다. 맛있었는데 가격이 엄청 저렴했다.
다음날 아침 7시 요가 수업을 위해 다시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서 요가원으로 갔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요가원이 참 예뻐 보였다.
이날은 정글뷰 카페에서 아침식사를 할 계획이 있어서 요가수업 끝나고 바로 그랩바이크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이 부지가 넓어서 이렇게 곳곳이 너무 예뻤다. 건기라 날씨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더 예뻤던 것 같다.
호텔에서 빠르게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하고 바로 미리 알아봐 둔 정글뷰 카페인 Kalos Bali로 향했다. 운 좋게 정글뷰가 정면에 보이는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여긴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었는데 양이 엄청 많았다. 인도네시아 음식이 가격이 저렴한 대신 양이 좀 적은 편인데 여긴 양이 많아서 성인 남성이 가도 메뉴 하나로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아침식사 메뉴 중에 Kalos 이름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재료가 엄청 알차고 속재료 하나하나가 다 너무 맛있었다. 커피도 아주 맛있었기 때문에 여기는 다시 우붓에 간다면 반드시 재방문 할 계획이다.
1시간 반 짜리 요가 수업을 하루에 두 개씩 듣다 보니까 몸이 정말 피곤했다. 거기다 잠자리 바뀌면 잠도 잘 못자서 더 피곤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침밥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이 날 오후 요가 수업 전까지 낮잠을 청했는데 너무 꿀같은 시간이었다. 이 호텔은 또 좋은게 방마다 다 이렇게 넓은 테라스가 있는데 테라스에 나가면 새소리, 바람소리, 빗소리 온갖 자연소리가 들려서 정말 힐링이다.
아침에 Kalos Bali에서 먹은게 꽤나 헤비했어서 점심시간 한참 지나서까지 배가 안고팠다. 그런데 오후 요가수업 가서 또 힘 써야 하니까 뭔가를 먹어야했다. 그래서 이 전날에 자리 없어서 못 먹었던 Luwih Ubud 식당에 다시 갔다. 이 날 애매한 시간이 3시반 정도에 도착했더니 손님이 나밖에 없어서 대기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또 유명한 발리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이 돼지고기 요리이다. 포크립으로 발리에 가면 손쉽게 메뉴판에서 찾을 수 있는 이 메뉴가 무슬림이 인구 대다수인 자카르타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발리 왔으니 돼지고기는 먹어야지 하고 이 메뉴를 주문했는데 한 입 먹고 알았다. 왜 이 식당 구글 평점 4.9인지. 사실 저 아이스 레몬티에서부터 엄청난 내공을 느꼈다. 이 곳 엄청난 맛집인 것 같다. 모든 메뉴를 다 먹어보고 싶다.
요가 수업 끝나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객실 앞에서 보는 저녁 논뷰가 너무 황홀했다.
3박4일 짧은 일정으로 이날이 마지막 날이었는데 이 전날밤에 메일로 자카르타 가는 내 비행기가 갑자기 3시간 앞당겨진 비행기로 변경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른 비행 스케쥴로 비용 없이 바꿀 수 있었는데 가능한 건 다음날 비행기 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변경 승인을 했다. 그래서 4일차 계획했던 Agung Rai Museum 방문은 포기하고 맛있는거나 더 먹고 가자는 생각에 첫 날 먹고 반했던 Sunny Coffee를 7시 오픈하자마자 방문해서 같은 메뉴인 플랫화이트와 초콜렛바나나 패스츄리를 주문했다. 커피는 역시나 맛있었고 빵도 묵직해서 든든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오픈 시간에 가니까 손님도 나뿐이어서 더 좋았다.
커피를 이미 Sunny Coffee에서 마셨는데 커피 한 잔 더 마시고 싶어서 지난번 발리 방문 시 가보고 좋았던 Ubud Coffee Roastery로 향했다. Sunny Coffee에서 걸어서 5분도 안걸린다. 갔는데 또 야외 자리에 사람이 없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고 앉아서 1시간 정도 가져간 싯다르타 책 읽었는데 바람이 솔솔 불고, 조용하고 이번 우붓 여행 중 또 하나의 기억에 남을만한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우붓은 곳곳이 거리도 왜이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미리 아고다로 예약해 둔 호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서 발리 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비행기 기다리면서 국내선 공항에 있는 블루스카이 프리미어 라운지를 이용했다. 한국돈으로 2만원 정도밖에 안했는데 음식 퀄리티도 괜찮고, 커피도 주문하면 만들어주고, 편한 자리들도 많아서 가성비가 아주 훌륭했다. 이용시간 3시간 다 채우고 나왔다. 그렇게 좀 더 공항에서 대기 타다가 나는 발리를 떠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자카르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우붓 요가여행, 기억에 아주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 삶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이렇게 기록할 수 있었어서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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